하동야생차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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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세계인의 차 맛을 ‘하동야생차’에 담다!
하동야생차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
신선이 사는 항아리 속 별천지 화개동천(花開洞天).
1200년의 역사를 가진 차(茶)의 시배지 화개(花開), 2015년에는 ‘하동 전통 차농업’ 국가 중요농업유산 제6호로 지정되었고, 2017년 ‘하동 전통 차농업 시스템’ 세계중요농업유산(GLAHS) 등재, 2023년에 국내 최초로 차분야에서 ‘2023하동세계차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고유한 맛과 향을 가진 별천지 하동의 야생차를 세계에 알렸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가는 하동야생차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살펴본다.(편집자 주)
◈하동야생차의 역사
1200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이어온 하동야생차는 신라 흥덕왕 3년(828년) 12월 중국 당나라에 갔던 김대렴이 씨앗을 가져오자 왕이 지리산에 심게 했다고 ‘삼국사기 제10권, 신라본기’에 전해지고 있다.
하동군 화개면에 소재한 쌍계사 장죽전(長竹田)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차가 재배된 곳으로 천년을 내려오면서 소중한 문화유산이 되었다.
왕명에 따라 차 씨앗을 심었던 장죽전 자리에는 1992년 차 시배지 비석이 세워졌다.
2008년 7월 한국기록원은 이곳을 한반도 최초의 차 시배지라고 공식적으로 인증했다.
이후 2015년에는 ‘하동 전통 차농업’ 국가 중요농업유산 제6호로 지정되었고, 2017년 ‘하동 전통 차농업 시스템‘ 세계중요농업유산(GLAHS) 등재로 하동차의 입지가 공고히 되면서 2023년에 국내 최초로 차분야에서 ’2023하동세계차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게 되었다.
◈하동야생차의 우수성
하동야생차의 특징은 첫째로 ‘고유한 맛과 향’이다. 섬진강과 지류인 화개천, 지리산 자락에 차밭이 연접해 사양토와 풍부한 강수량, 높은 밤낮의 기온 차, 섬진강의 안개가 많고 다습한 최적의 재배환경 등이 하동차의 특징적인 맛을 내게 한다. 녹차 재배지 토양은 약산성 사양토로서 차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다. 물 빠짐이 좋고 보비력, 보수력이 뛰어난 토양환경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는 ‘수제덖음차방식’을 고수함으로써 기계식 제다법과는 차별화된 맛이 나온다. 비탈진 지리산 자락과 바위틈에서 자라기 때문에 일일이 손으로 따서 손으로 덖는 수제덖음 녹차제다법이 일찍부터 발전하였고, 250~300도의 고온에서 덖기 때문에 풋내가 없고, 청향과 꽃향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하동녹차는 1200년 동안 야생상태에서 씨로서 번식이 되었기 때문에 정형화된 단일품종에서 나오는 맛이 아니라 유전적으로 다양한 개체에서 나오는 복합적인 맛으로 깊은 향미가 특징이다.
하동차는 ▶채취시기에 따라 우전(이른 봄 첫 싹이 나오는 4월 곡우 이전에 어린잎이 1창 2기(1심 2옆)가 되면 손으로 새순을 채취), 곡우(이른 봄 첫 싹이 나오는 4월 곡우 이후부터 1주일간 손으로 새순을 채취), 세작(4월 곡우 이후부터 4월 말까지 1창 2기 새잎을 채취), 중작(5월 초순 ~ 5월 중순까지 새순이 1창 3기인 새잎을 채취), 대작(5월 중순 ~ 6월 하순까지 새순이 1창 3기인 새잎을 채취)으로 나뉘고, ▶발효정도에 따라 불발효차(찻잎을 증기로 찌고-증제차, 솥에서 덖는 덖음차 방법으로 산화효소를 파괴시켜 녹색이 그대로 유지되도록 만든 차), 부분발효차(햇볕이나 실내에서 시들리기와 교반을 하여 폴리페놀 성분을 10 ~ 65% 발효시켜 만든 차), 전(全)발효차(발효정도가 85% 이상으로 떫은맛이 강하고 동홍색의 수색을 나타내는 차), 후발효차(녹차의 제조방법과 같이 효소를 파괴시킨 뒤 찻잎을 퇴적하여 공기 중에 있는 미생물의 번식을 유도해 다시 발효가 일어나게 만든 차)로 분류가 된다.
또, ▶제다 방법(색상)에 따라 녹차(찻잎을 따서 바로 증기로 찌거나 솥에서 덖어 찻잎 중 산화효소를 억제시켜 발효가 되지 않도록 만든 불발효차), 백차(솜털이 덮인 차의 어린 싹을 따서 덖거나 비비기를 하지 않고 그대로 시들리기하여 건조시켜 만든 차), 황차(찻잎을 쌓아두는 퇴적과정을 거쳐 습열 상태에서 차엽의 성분 변화가 일어나 특유의 품질을 나타내는데 녹차와 우롱차의 중간에 해당되는 차), 홍차(발효정도가 85% 이상으로 동홍색의 수색을 나타내며 시들리기와 유념과정을 통해 산화효소와 활성을 이용하여 만든 차), 우롱차(청차)-녹차와 홍차의 중간으로 발효정도가 20~65% 사이의 차를 말하며, 시들리기, 흔들기(요청), 살청, 유념, 홍배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흑차(살청한 찻잎을 모차로 하여 미생물에 의해 자연히 후발효가 일어나도록 만든 차), 말차(옥로차와 같은 방법으로 재배한 찻잎을 증기로 찐 다음 그대로 건조하여 맷돌로 미세하게 갈아 만든 분말제품으로 비타민 A나 토코페롤 섬유질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어 건강 유지와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다)로 구분되고, ▶모양에 따라 산차(찻잎의 모양을 변형시키지 않고, 원래 형태로 보존된 것으로 잎차라고 한다)와 긴압차(잎차 상태의 1차 가공차를 증압 과정을 거쳐 다양한 모양의 차로 만든다. 벽돌형-전차, 둥근형-원차, 엽전형, 사발형-타차, 원주형 등이 있다)로 분류된다.
◈하동야생차의 시대적 증명
하동 화개에서 생산된 차는 우리나라 최고의 차로 명성을 떨치면서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조정에 진상되었다.
왕의 차였던 화개차에 대해 조선 후기 최고의 학자이자 서화가였던 추사 김정희는 그의 시문집에서 “쌍계사 봄빛에 차 인연이 오래니 제일 가는 두강차는 옛 탐에 빛나네. 늙은이 탐냄이 많아 이것저것 욕심부려 오신반에 향기로운 김 줄 것을 또 약속했네.”라고 묘사를 하고 있고, “중국 최고 차인 승설차(勝雪茶)보다 낫다.”고 평했다.
한국 다도(茶道)를 정립해 다성(茶聖)으로 칭송되는 초의선사(艸衣禪師)의 동다송(東茶頌)에는 “지리산 화개동에 차나무가 사오십리에 걸쳐 자라고 있는데, 우리나라 차나무 자생지로 이보다 더 넓은 곳은 없다. 다경에 이르기를 차나무는 바위틈에서 자란 것이 으뜸인데 화개동 차밭은 모두 골짜기와 바위틈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초의선사는 오랜 차 생활을 통해 경험한 바를 토대로 동다송(東茶頌)에서 우리나라 차의 품질은 차의 색과 향기가 함께 뛰어나지만 그 중에서 특히 화개차에 주목하면서 “신령한 뿌리를 신성한 산에 의탁했으니, 신선의 풍모와 옥 같은 기골은 종자가 다르다. 녹아와 자순이 구름을 뚫었으니, 모두가 호화와 봉억과 추수문 이라네.”라고 시로 읊어 화개차의 우수성을 노래했다.
이곳이 한국 차의 본산임을 알리는 하동야생차문화축제가 매년 차의 날인 5월 25일을 전후해 이 일대에서 열린다. 한국 최고의 차밭임을 알리는 차 시배 추원비는 한국차인연합회가 1981년 차의 날을 선포하면서 세웠고, 차 시배지 표지석은 하동군과 하동차인회에서 1992년 건립했다.
◈하동야생차 생산 현황
2024년도 하동관내 녹차생산 농가 수는 1,009가구에 전체 재배면적이 687ha, 생산량이 1,658톤으로 화개면이 773가구에 재배면적 618ha, 생산량이 1,521톤으로 관내 전체 생산량의 92%를 차지했고, 악양면이 농가 수 214가구, 재배면적 55ha, 생산량 116톤으로 전체 생산량의 7%를 차지했다.
또, 하동군 2024년도 녹차생산 총매출액은 280억 2천여만 원, 그중 화개면이 160억 8천여만 원, 악양면이 다음으로 79억 2천만 원을 차지했다.
이는 5년 전인 2019년 기준 관내 전체 녹차 농가 수 1,048가구, 총 재배면적 721ha, 총매출 189억 2천만 원에 비해, 2024년에는 전체 녹차 농가 수와 재배면적이 다소 감소한 상태이지만 녹차 생산자와 하동군의 다양한 판매 전략으로 매출액은 91억 원이 증가했다.
◈하동군 및 관련기관에서 야생차(녹차) 생산자에게 지원하는 보조(지원)금과 생산되는 제품
하동군에서 생산성향상 지원사업비(비료 구입, 차광재배시설 지원)는 총 1억 원으로 신청 농가당 투자사업비의 70%를 보조하고, 특용작물 시설현대화 지원사업비(기계구입) 총 3,950만 원 중 신청 농가당 투자사업비의 50%를, 친환경차밭 조성 지원사업비(묘목, 차씨 구입)는 총 3억 5천만 원으로 신청 농가당 투자사업비의 70%를, 하동녹차공동포장재 지원은 총 7천만 원으로 신청 농가당 투자사업비의 50%를 보조하고 있다.
또, 하동야생차로 만든 제품으로는 이순신연고, 마스크팩, 다이스트세트, 치약, 녹차비누, 녹차입욕제, 녹차, 샴푸, 더마프레쉬 3종세트, 썬크림, 오일미스트, 동황토마스크팩, 동황토 스크럽 폼, 덴탈마스크, 녹차소금(말차, 잭살, 세작), 블렌딩차(오후의 일상(홍차), 기억의 비밀(녹차), 고요함의 풍경(홍차), 마음의 소유(녹차)), 녹차크리스피롤, 녹차쫀득이, 녹차랑드샤, 녹차라떼, 녹차달고나, 잭살홍차음료 등이 있다.
◈하동차앤바이오진흥원(구 하동녹차연구소)의 역할과 사업은
하동차앤바이오진흥원은 하동 지역의 특산물인 차와 천연물 바이오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진흥원은 하동 야생차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의 다양한 제품 연구와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능성 천연소재를 발굴하여 이를 활용한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한 지역의 차 생산 농가와 중소기업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컨설팅과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연구 결과물이 실제 상품화 및 브랜드화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내외 전시회 및 박람회 참가를 통해 하동 지역 생산 제품의 홍보와 판매 채널 확대를 지원하고 있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여 지역 기업들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차 문화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교류를 활성화하고 있으며, 국내외 연구기관과 기업들과의 공동 연구 및 협력을 통해 하동의 차 산업과 바이오 산업이 국제적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쓰려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역할과 사업을 통해 하동차앤바이오진흥원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동야생차 판로 개척은 어떻게 하고 있나?
고령화된 차 농가의 생산성 문제 해결을 위해 대규모 기계화 다원 조성을 국가 공모사업으로 추진 중이며, 고품질 가루녹차 생산과 수출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2024년 1월, 하동-보성군 자매결연 협약을 맺고 차 산업 발전을 위한 학술대회 등 양군 공동 추진하고 있다.
하동 야생차 ’프리미엄 브랜드화‘를 통해 다양한 제품 라인업 개발 및 차별화된 브랜드 스토리텔링 등으로 다양한 분야의 노력을 통해 하동차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하동군 및 관련기관에서 현재 야생차의 재배 및 홍보, 판촉 등을 위해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하동 야생차의 홍보, 판촉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매년 개최되는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는 지역 차 산업의 활성화와 홍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 축제에서는 전통 차 시음, 다도 체험, 차 관련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방문객들에게 하동 야생차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또한, 야생차 생산을 위해 다양한 보조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하동 야생차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전국의 차(茶)관련 박람회 참가비를 지원하고 있다.
◈하동관내 야생차(녹차)를 널리 알리고 있는 단체는
◇하동차 생산자협의회 = 천년 역사를 가진 하동녹차의 전통을 이어갈 하동군의녹차 생산 및 제다업체 등 녹차관련 주체들이 하동녹차산업의 장기적인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197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하동차 제조업 협회 = 하동차 제조업 업체의 업체간 교류 활성화, 교육, 공동사업추진 등을 활성화하여 하동군 제다업 발전을 목적으로 24개소가 운영 중이다.
◇하동전통차농업경관 보전위원회 = 농업유산(차시배지) 보전 및 재배 관리를 위해 13개소가 활동하고 있다.
◇덖음차 보존회 = 전통 덖음차 제조기술을 계승, 발전시키고, 국내외에 하동 전통 덖음차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회원 300여 명이 가입해 있다.
◇녹산다인회 = 차시배지에서 고유의 전통 다도를 익히고 차(茶)로서 우의를 다지며 몸과 마음을 씻기 위하여 설립하여 13개소가 운영 중이다.
그리고 하동야생차 홍보를 위해 각종 행사 시 ‘하동차 홍보단’ 회원 23명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동관내 야생차 관련 축제나 행사는?
◇하동야생차문화축제 = 차 시배지로서의 명성에 부합하고 천혜의 야생차밭에서 생산된 야생차의 본고장을 알리면서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하동 녹차의 브랜드 가치 각인, 축제를 통해 하동 야생차의 우수성을 알리고 전통적인 차(茶)문화를 축제와 연계하여 차(茶)산업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TEA 플리마켓 ‘잎장’ = 하동 전통차 농업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하기 위해 개최하고 있다.
행사는 매달 둘째 주 토요일 14:00 ~ 18:00가지 이고, 장소는 화개면 야생차박물관 야외마당 또는 야생차 치유관에서 열린다.
주요 내용으로는 30년 이상의 제다 경험을 지닌 티마스터들이 직접 차를 우려내고 전통 제다 기법을 소개하는 ‘TEA 미니 클래스’를 운영한다.
◇하동야생차문화축제 = 매년 5월 하동야생차박물관 일원에서 공식행사를 비롯해 차 문화 등 기타 축제 프로그램, 전시 및 체험, 차 시음 및 차다구 판매, 농특산물 판매 등 다양한 내용으로 축제를 개최해 하동야생차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하동야생차의 판로 개척과 야생차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 추진 중인 사업, 그리고 하동야생차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한 설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하동군은 기존 하동야생차의 명품화 전략에서 차와 농촌다운 자원을 활용, 웰니스산업으로의 고도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왕의 녹차’, ‘시배지’라는 역사성을 바탕으로 차의 명품화 전략으로 다양한 분야의 노력을 통해 하동차의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보존하고 브랜드 가치 제고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통해 하동 차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자연·문화·힐링이 공존하는 하동만의 ‘차 치유문화도시’ 조성을 위해 차 시배지를 중심으로 차 박물관과 치유관을 포함한 복합 체험 공간으로 세계차엑스포가든을 조성 중이다.
【참고문헌 및 자료 협조】
초의다선집(艸衣茶禪集)
다향표원(茶香瓢遠)
세계중요농업유산 하동야생차
하동녹차연구소
왕이 마시던 하동야생차
하동 전통 차 농업
하동군청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하용덕 기자
ydh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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