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호정 1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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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불사 44호

 칠불사   신화의 왕국 가야에는말갈기 휘날리며 김해 초원을 질주하는일곱 왕자가 있었다지도읍지 아리따운 처녀들 흠모하는용맹한 전사를 꿈꾸던 왕자들은허공을 나는 활시위 놓고비단 이불 속 잠자리에 들면밤마다 무량한 음성 들었다지지리산으로 찾아오라는 화…

하동타임즈 7시간 42분전 2

금계국 43호

 금계국   노랑 저고리에연두색 치마너무나 흔해 주목받지 못하는 꽃어디서 왔는지냇가에도 길섶에도 함부로 피어손을 흔들고 있다.   땡볕에 환한 미소   거기 있었지콩밭에도 보리밭에도봄이면 고사리 꺾고 가을이면 알밤 주우며호…

하동타임즈 2025.04.23 28

잃어버린 보리밭 42호

잃어버린 보리밭   눈발이 휘날리는 하얀 차꽃을 보다가보리 누룽지처럼 뼈가 아려왔네   녹차 맛이 깊다니범왕용소처럼 깊다니   보리밭 터 차나무는누렇게 익어갈 줄 모르고사계절 청춘을 이야기하네만   나도 늙고 누이도 늙…

하동타임즈 2025.04.10 50

하동 최참판댁 41호

 하동 최참판댁   하동에서 30리쯤섬진강을 거슬러 오르다 보면평사리 들녘 언덕배기에야생화처럼 꽃 피우다 간 삶의 얼룩이 있다   흑백사진으로 멈추어버린 마을작은 몸 뉘기도 벅찬 오두막집들 애환이넓은 뜨락의 고래 등 권세가세월의 햇살과…

하동타임즈 2025.03.18 48

자연인을 보다 40호

 자연인을 보다   지리산 원시림 산속무색의 거미가 사냥을 나선다접착력 잃은 그물을 메고몇십 년 전 전설을 더듬어조각배 노 저어 그물을 던진다   지난날한 일가가 자급자족한 영지였다는데보리밭은 녹슨 덫에 걸려 죽고무성한 억새풀 날 선 …

하동타임즈 2025.03.04 45

여행 표류기 39호

 여행 표류기   여행을 생각하시나요사람들이 와글거리는 명소가 아닌무인도에서 사나흘아다다와 둘이서 벌거숭이 원시 속으로먹을 것은 있어야겠지요야생 사슴을 잡아 바비큐하고와인은 가져가야겠어요뜨거운 온천수가 나온다면뽀얀 수증기 속에서 꽃말을 속삭이겠지요…

하동타임즈 2025.02.20 41

차밭의 미로 38호

 차밭의 미로   논도 아니고 밭도 아니고산도 아닌데, 이파리 사철푸르네   보리 이삭도 아니고 감자 뿌리도 아니고배추 잎사귀도 아닌데농사짓는다네   할아버지 발자국도 아니고 아버지 쟁기질도 아닌데고향의 벗   …

하동타임즈 2025.01.23 39

구도(求道)로 가는 길 37호

 구도(求道)로 가는 길   인도인들에게 갠지스강은삶과 죽음, 순간과 영원이 맞닿아 있는신의 경계라지   설화가 숨 쉬는 지리산청정 화개골도삶이 뜨거운 계절이 오면오체투지로 머나먼 길 찾아와허둥대는 육신을 씻고자연으로 회귀하는 참배객들…

하동타임즈 2025.01.07 39

와인의 시간 36호

 와인의 시간   발로 밟더라짓이겨 상처가 그렁그렁고여있더라   오크통에서 캄캄한 수압으로서로가 서로를 버렸다고 생각될 즘   지워버린 과거가 깨달음이라고짓눌린 고통이 녹아 흘러내린저 씁쓸한 잔인한 기억들이선홍빛 꽃길이란다…

하동타임즈 2024.12.26 34

겨울빛 35호

 겨울빛   얼음 위에 얼음조각을 떼어이글루 짓고늙은 백곰 껍질 기워 입고숨구멍을 찾아 목 내미는물범을 향해뾰족한 창끝으로온몸을 던진다지   빙판은 선혈로 노을 졌겠다   뼛속까지 얼어붙는칼 추위는 차라리노을이 편안했을까 …

하동타임즈 2024.12.17 37

겨울 지리산 34호

겨울 지리산   가시덤불에 뜯긴실핏줄 같은 고라니 말간 털이허공을 날아간다   인간끼리쇠막대기로 불을 뿜던 시린 그 시대눈치도 없이눈 속 보리 이삭 뜯어 먹으며 살아남았었지불타고 꺾인 나무도 옹이를 가슴에 감추고아름드리로 그때를 지우고 있는데 …

하동타임즈 2024.11.05 46

얼음꽃 33호

 얼음꽃   아버지는 막걸릿잔을 들고 사셨고어머니는 호미를 들고 사셨지어머니의 땅은 겨울이었고언 땅을 헤집고 희망의 불씨를 심으셨지언 땅에서도 막걸릿잔은 길어 올리셔야 했고아이들은 허수아비 옷을 빌려 입고술잔이 깨진 사금파리 위를 걸어학교에 다녔지…

하동타임즈 2024.10.28 46

그 스님 32호

그 스님   산새 소리 쫓아입산수도 꿈꾼 그녀는   이태원 낯선 풍물에라틴 음악을 따라땀에 젖어 춤도 추었단다교만한 권력에 돌팔매질, 목도 쉬었단다학원에서 아이들 품어도 보았단다   지리산 단풍이 고와 산 벚꽃이 아려눈물에 젖었단다…

하동타임즈 2024.10.11 53

번지 점프 31호

 번지 점프   날개는 없었지중력은 무너지고거미줄 한 가닥 꽁지에 매달고현생과 후생을 기웃거리며홍시처럼 떨어지고 있었지   그래, 뛰어내리고 싶은 날도 있었지꽃 피는 푸른 계절에도열매 주렁주렁 매달은 수확의 계절에도슬쩍, 목덜미 잡아당…

하동타임즈 2024.09.26 63

의신 반달곰 30호

의신 반달곰   큐피드 화살이가슴에 꽂혀순백의 하트를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는반달곰을 보았는가   화개골 의신 마을에 가면   흐르는 냇물 소리 맑아도토리 익어가는 늦가을사람들의 정담에 이끌려 마을로내려온 반달곰이산으로 돌아갈 생각 …

하동타임즈 2024.09.04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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