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이
2025-07-08 16:00
24
0
48호
본문

다육이
물 한 동이 길어 20리 길 걸었다지
땡볕에 신발도 없이
길어온 물은
머금고만 있어도 싶게 말라 갔겠지
아가, 여기는 물이 흔하단다
물동이 내려놓으렴
먼 사막에서 시집온 아이
사방천지 물인데
볼따구니 가득 머금고 있다
지난 장마철
지쳐 스러질 때까지
얼마나 많은 물을 품었더냐
기어이 신열을 앓고
마른 모래밭에 동이동이 흘려보내고서야
생기를 찾았었지
수많은 여름과 겨울 탐독하면
물동이 내려놓고 뜨란 감나무를 닮아갈까
시린 계절은 성큼성큼
네 볼따구니 꼬집고 싶어 오는데
김용철 시인 약력
경남 하동 출생
2004년 《스토리문학》 신인상 등단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
하동문인협회 동인
【시집】
『태공의 영토』(2008, 문학의 전당)
『지느러미로 읽다』(2010, 우리글)
『물고기좌부나비』(2013, 참샘)
『나비다』(2016, 참샘)
『화개』(2023, 문학공원)
E-mail : y9860@naver.com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