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왕 마을
2025-07-2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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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호
본문

성벽도 망루도 없는 산중에
대궐터가 있습니다
앞산 뒷산 높아
전략적 요충지 같지만
아무도 탐내지 않는
산골 마을입니다
다스릴 백성은 산짐승들이요
말 없는 초목들뿐인데
가야국 김수로왕이 계셨다는
대궐터가 있습니다
산세가 좋아 여름 별궁이었느냐고요
황궁을 떠나 너 닷새 길
산 넘고 물 건너 머나먼 지리산 깊은 산골
산모퉁이 돌아 가슴으로 놓은 혈육
일곱 아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수행 중이기
때문이었다지요
주춧돌만 아련히 남은 잃어버린 대궐
일곱 왕자가 성불이 되었다고 칠불사라고 불리는
옆 마을이 지금도 범왕이라고 합니다
김용철 시인 약력
경남 하동 출생
2004년 《스토리문학》 신인상 등단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
하동문인협회 동인
【시집】
『태공의 영토』(2008, 문학의 전당)
『지느러미로 읽다』(2010, 우리글)
『물고기좌부나비』(2013, 참샘)
『나비다』(2016, 참샘)
『화개』(2023, 문학공원)
E-mail : y98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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