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남 작가의 억수로 반갑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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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남 작가의 억수로 반갑대이
69. 참교육 열풍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이 드라마는 가상의 교육부 산하 기구인 ‘교권보호국’ 감독관들이 폭력과 응징을 통해 무너진 교육 현장을 바로잡는다는 내용입니다. “실제로 이 정도일까?” 하는 감상평이 SNS에 올라오는데 일선 교사들은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하다’는 반응입니다.
몇 가지 학부모 민원 사례를 봅시다. 1) 급식 적게 준다는 엄마의 전화를 받고 영양 선생님이 배식 때 아이들 넉넉히 음식 챙겨주라는 취지로 말했는데, 덩치 큰 자신의 아이를 겨냥해 말했다고 난리를 쳐서 결국 영양 선생님이 사과했다. 2) “수업시간에 공책 정리가 힘드니 우리 아이는 빼주세요.” 3) 현장 체험학습 때 “사진에서 왜 우리 애만 인상 찌푸리고 있냐?” 민원 제기. 4) 학교 체육대회 이어달리기 결승선에서 근소한 차로 패배하자 “선생님이 정정당당하게 살펴본 게 맞느냐”는 학부모들 항의. 이런 민원 때문에 교사는 모든 게임에서 승패가 없는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기도 합니다.
지난 1년간 사직을 고민한 교사가 55.5%로 나타났습니다. 그 이유 1위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입니다. 2014년 아동학대처벌법이 제정된 이후 신고가 잇따르고 있는데, 초등학교에서 교실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연 것을 자신의 아이가 추위를 느꼈다며 아동학대로 신고한 사례, 아동이 등교하지 않은 기간 동안의 학습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담임교사를 신고한 경우 등. 심지어 학생 간 폭행이 벌어져 교사가 제재했는데 이를 아동학대라며 신고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면 다음에 그런 일이 벌어질 때 누가 개입할 수 있겠습니까?
드라마 《참교육》 사건들은 현실에서 벌어졌던 일을 재구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먼저 2023년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을 떠올리게 됩니다. 서이초 1학년 담임교사는 학생 간 ‘연필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반복적인 연락에 시달려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그리고 이른바 ‘왕의 DNA’ 사건! 당시 교육부 소속 5급 사무관이었던 학부모가 담임교사에게 “왕의 DNA를 가진 아이다” “왕자에게 말하듯 듣기 좋게 말하라” “또래와 갈등이 생겼을 때 철저히 편들어 달라” 등 상식 밖의 요구가 담긴 편지를 보냈습니다.
2017년 전북 부안에서 발생한 송모 교사 사망 사건. 당시 중학교 여중생들이 “수학 교사에게 성추행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억울함을 호소하던 송 교사는 결국 야산에서 목숨을 끊었고, 이후 학생들은 “선생님께 꾸지람을 들은 것이 앙심이 나서 거짓말을 했다”고 자백합니다. ‘축명외고 편’(4화)은 2018년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을 연상케 합니다. 당시 교무부장이던 현모 씨는 같은 학교에 다니던 쌍둥이 딸들에게 총 5차례 교내 정기고사의 시험 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집니다.
교육부 안에 ‘교육활동보호국’을 신설하자는 제안이 있습니다. 하지만 효과는 없고 별도의 행정조직만 만들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미 학교에는 교권보호위원회가 있고, 시도교육청에는 교육활동보호센터가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미국에서는 반복적이고 과도한 민원은 괴롭힘으로 규정하여 단호하게 대응하고, 악성 민원을 반복하는 보호자는 ‘학교출입금지’ 조치를 내립니다. 업무 시간 외 교사에게 사적으로 연락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고 위반 시 법적 조치가 따릅니다. 일본에서는 교육활동에 대한 과도한 간섭, 고압적 태도, 반복적인 전화, 담임 교체 요구, 무단 촬영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했습니다. 면담 시간도 방과 후 30분에서 최대 1시간, 대화는 반드시 녹음으로 기록합니다. 퇴거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관리자의 판단으로 경찰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현실의 교권 보호는 결국 학교를 다시 함께 살아가는 공간으로 회복시키는 일입니다. 제도가 해야 할 것은 응징이 아닙니다. 소수의 악성민원을 시스템으로 막고자 하는 이유는 학부모를 학교에서 밀어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학교 현장을 보호하고, 교사가 아이들의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안전망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피해 학생이 안전을 회복하며, 문제를 일으킨 학생이 자기 책임을 배우는 학교가 필요합니다.
김우남_소설가
경남 하동 출생. 본명 김희숙.
⟪실천문학⟫소설신인문학상으로 작가 등단.
소설집⟪뻐꾸기날리다⟫⟪굿바이굿바이⟫⟪엘리베이터 타는 여자⟫
⟪아이 캔 두 이모⟫장편소설⟪릴리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출간.
직지소설문학상, 노아중편문학상, 이화문학푸른상 수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및 경기문화재단 ‘우수도서’ 및 ‘문학나눔’ 다수 선정.
한국작가회의회원, 한국소설가협회회원, 이대동창문인회 이사.
한국도서관협회 ‘문학작가파견사업’ 및 ‘길위의인문학’ 5회 선정.
이화여자대학교 및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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