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파라솔
9시간 21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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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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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파라솔
햇살과 빗줄기를 막아주던 그가
팽팽한 긴장을 놓아버렸다
사랑을 잃어버린 그는 앙상하게 말라간다
깡마른 손등과 볼딱지엔 힘줄이 툭툭 불거지고
손을 흔들며 입은 웃고 있어도
눈빛이 흔들린다
높아진 하늘 서늘한 기운에
귀뚜라미 소리가
깁은 옷깃을 헤집고 있다
들꽃향기 가득했던 오두막
밥상을 마주하고 케미불빛 바라보며
꿈을 꾸고 토닥거리며 추억을 엮어가던
비가 새고 햇살이 따갑다
마음이 저무는 것은 그가 아니고 나였기에
벗은 날개가 깃털이 빠지고 입술이 말라 간다
코스모스가 흔들리며
단풍이 깊어간다
김용철 시인 약력
경남 하동 출생
2004년 《스토리문학》 신인상 등단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
하동문인협회 동인
【시집】
『태공의 영토』(2008, 문학의 전당)
『지느러미로 읽다』(2010, 우리글)
『물고기좌부나비』(2013, 참샘)
『나비다』(2016, 참샘)
『화개』(2023, 문학공원)
E-mail : y98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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