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은 지키라고 있지
2026-09-0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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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호
본문
규칙은 지키라고 있지
문방구 앞 두더지는 모가지가 없지
모가지가 없어 슬프지 않지
모가지가 없어 아프지 않지
어쩜 이토록 망치가 빠를 수 있지?
어쩜 비명이 경쾌할 수 있지?
무얼 잘못한 건지 알 겨를도 없지
곰곰 반성할 여지도 없지
그래서 맞고 또 맞지
모가지가 있어도 슬플 새가 없지
맞을수록 불쑥불쑥 솟구치는 쾌감
감을 눈이 없으니 눈 질끈 감을 일도 없지
하늘은 있으나 마나
꿈은 꾸나 마나
반성은 하나 마나
규칙은 규칙 두더지는 두더지
맞고 때리고 맞고 때리고
진효정 시인
경남 하동출생
2014년《시와 경계》로 등단
시집 「일곱 번째 꽃잎」, 「지독한 설득」
현, 박경리문학관 사무국장
제8회 부안디카시공모전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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